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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철원DMZ 후기
5월 초에 손톱을 뽑고나서 계속 타는게 영 좋지 않았다. 꼬박 4주 가까이 쉬는데 회사일은 밀리고 그렇다고 자전거도 못타고. 결국 (아직 포스팅은 못했지만) 무주 준비를 한답시고 현충일 연휴에 그렇게 열심히 타놓고서 정작 무주까지는 1주일 내내 못타다가 대회에 갔다.
이번에는 조금 일정이나 이런걸 바꿔서 어떻게든 가기전에 다리를 끌어올릴려고 일부러 3일 연속으로 조금씩 탔다. 오전훈련, 하오에서 역치뽑기, 토요일 리커버리까지. 그래서 기록이 그나마 잘나온건지 싶다.
뭐 사전 얘기는 이쯤 하고, 위 연습을 하고 철원DMZ로 평지훈련겸 몸올린 것 확인을 위해 참가했다.
지금까지는 업힐에 포커스가 맞는 대회만 다녔던 것 같은데, 이번처럼 평지에서 때려밟는 대회는 완전히 처음이었다. 애초에 평지 대회를 잘 가지 않으니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페이스 조절도 잘 안되고 근육 쓰는것도 다를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여하튼 때려밟다가 퍼질 각오로 출전을 했다. 어차피 흐를거 앞에서 흐르다가 대충 팩 맞겠지 하는 생각.. 도 아니었고, 어제 MCT였으니깐 대충 호랑이 없는 숲을 기대했더니 왠걸 MCT 선수분들이 다 나와버렸다. 화장실 가다가 김남형씨 길막을 하고, 좀 더 가니깐 숙자님이 세수를 하고있고, 좀 더 가니깐 팀궤 박이현이가 형 왔어요 하고 ... 이건 망했다는 느낌이 확 왔다. 심지어는, 김남형씨가 페북에다가 MCT선수들끼리 로테돌리자고 페북에 공언을 했다고 한다.
아 집에가고싶다 ...
이미 온거 안탈순 없으니, 레드존 동생들, 세이분들이랑 그냥 다 A조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계속 다른분들한테 어필했던게, 다른사람을 딸정도로 파워가 되면서 경쟁의식이 충만하면 뒤에서 출발도 괜찮아 보이지만 아니라면 앞에서 출발하고 흐르는게 맞다는게 지론이기 때문이다.
지론에 충실하기 위해 초반부터 최대한 선두팩에 붙었다. 이미 레드존&세이 멤버분들은 신경쓸 겨를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어떻게든 팩에 붙어가는데만 집중을 했다. 그런데도 선두팩이랑은 계속 거리가 멀어지더라.
어떻게 2진에 붙었다. 구성을 보니 피큐전자 + 레드사이클링인데, 잠깐 타고있는데 뒤에서 누가 부른다. 돌아보니 박이현이다. 이인간 어디서부터 여기까지 온건지 상상도 안간다. 역시 선수클라스는 다르다. 그 팩에서도 슬슬 앞으로 가는걸 보면서 힘이 남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추격 펠로톤에서도 흘렀다. 그리고 혼자 ITT 비슷한걸 하다가 위아위스 팩에서 한동안 붙어가고... 또 흘렀다.
이때는 흐를만 했던게, 선두팩이라는데가 보급을 안하고 쏴제끼는데 비계측구간이 거의 50km 지점에 있다. 위에도 달아두었지만, 저 정체불명의 지도로는 정말 도대체 무슨 라이딩을 하는지 알 수가 없게 된다. 비계측을 지난게아닌가 보급에서 왜 안서나 이정도 선두권은 75키로 무정차로 완주를 하는 팩인가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라고 핑계를 대지만, 여하튼 계속 흐르다가 간신히 비계측에 도착했다.
비계측에서 지원이를 만나고, 별로 안 쉰것같은데 다시 출발한다. 나중에 기록을 보니 8분 쉬었더라. 정말 물통에 물 채우고 초코파이 하나 먹고 그대로 출발했다. 다들 눈치를 보다가 같은 타이밍에 출발을 하는데, 출발하자마자 나오는 코너에서 팩이 두개로 찢어진다. 거기서 김지원이를 놓친다. 아... 너는 이제 형이다.
잠깐 혼자 타는데 앞에 MTB 팩이 크게 온다. 1차구간에서 한참 글던 위아위스 팀분들이다. 정확히 위아위스팀은 아니고... 아마 어느 엠티비분들이신데 그분들도 여기서 팩이 반토막 난 것 같다. 이 팩이다 싶어서 붙어 보니, 앞에서 SMF 분들이 끌어주시는 분위기다. 한번인가 두번 아슬아슬할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뿅뿅님이 하던 말인 "앞이 300이면 내가 500으로 붙이면 되요" 라는 의견에 충실해서 미친듯이 붙였다.
그리고 팩을 유지하면서...는 아니고 그냥 뒤에서 피를 빨면서 파워를 조절하며 타다 보니 앞에 타임체커가 보인다. 그런데 가민 거리는 지금 75km라고 나오니까 오만가지 계산을 한다.
1. 이런데서 끝이 날 것 같진 않다.
2. 써있는건 75km, 내가 탄건 75km, 퍼레이드 3km이면 아마 78km구간이 끝인가보다.
3. 여기부터 팩에서 튀어나가면 되나?
그런데 갑자기 앞에 사람들이 다 멈춘다.
끝이랍니다.
어? 나 아직 발사 못했는데? 아니 꼭 발사는 아니더라도 더때려밟을수 있는데?
아 이런... 말렸구나.
그런데 이게 나만 그런게 아니라, 같이 온 팩이 다 같이 속은듯 했다.
대충 봐도 이분들이 피니시에서 안때려밟을분들이 아닌데 ...
그리고 그냥 터덜터덜 복귀... 앤드 끝.
평가를 하자면, 기록 자체는 예상보다 조금 잘나왔다. 2시간 플랫을 예상했으나 실제 1시간 56분이다. 평지 위주에서 은근한 토크형 172.5mm 크랭크암+미드컴팩 조합은 확실히 속도유지에서 엄청난 메리트가 된다. 20분 평파도 216w까지 다시 복구시켰다. 내 경우에 업힐 평파가 더 잘나온다는걸 생각하면 20분 225w정도까진 되지 않나 싶다.
아쉬운거라면 1차 종료직전에 흐른거, 그리고 2차 시작에서 앞팩에 못붙은거다.
1차에서 흐른거는 페이스조절 실패 + 코스파악 부족이 원인으로 보인다. 물론 이경우는 누적체력 부족이 제일 크지 않나 싶다.
그리고 2차 초반에 앞팩에 못붙은게 치명적이었다. 코너에서 사람들이 땡기는데, 어제 펑크때문에 조금 쫄보가 된건지 밟지 못했다. 그리고 예전부터 느낀 문제지만 급가속이 항상 안된다. 이건 따로 훈련을 해야되는건가 싶다.
배번 | 성명 | 개인기록 | 1차기록 | 2차기록 | 미계측기록 |
1260 | 노형준 | 01:56:04.96 | 01:15:46.73 | 00:40:18.23 | 00:08:18.77 |
그럼 오늘도 수고한 나에게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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