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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무작정 가는 미국 서부 여행] D+2 온몸이 아프다

어쩌다 보니 새벽 세시 반에 일어났다. 온몸이 쑤신다. 겨우 두시간정도 잔건가 ... 슬 일어나서 보니깐 티케팅을 막 시작하고 있었다. 

덕분에 보딩을 일찍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날벼락같은 소식이 있으니, 가방을 맡기는게 20불이라고 한다.

난 비행기를 세번 타니까, 총 60불을 내야된다는 뜻인가... 아아...



안에 들어가서 보니 눈앞에 US Airways 비행기가 있었다. 그거말고는 딱히 볼게 없네... 시간이 새벽 네시쯤이라 그런가

가게도 거의 다 문을 닫고 있었다. 출국자까지 같은 심사대를 지나니 면세점도 있긴 한데... 그 크기에 비해 면세점의 규모는 인천공항에 비교할 바 아닌듯 싶었다. 우리나라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내가 타는 비행기는 D7게이트여서, 그쪽에 가보니 어제 밤에 본 이상한 프린팅이 된 비행기가 잔뜩 있었다. 그게 전부 Alaska Airline이더라. 난 무슨 저가항공사인줄 알았는데, 규모가 정말 상상초월이다.

그런데 내가 타는 비행기는...
아아 이게 뭐니... 디즈니랜드 직항 전세기냐 ......

하여튼 비행기를 타고...

책을 조금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일어났더니 귀가 먹먹했다. 침을 좀 삼키는데, 오른쪽 귀가 이상하게 아프다. 이거 고막 터지는거 아닌가 싶을정도로 아프다....억지로 기압을 조절한다고 막 이상한 짓을 하는데, 더 나빠지는 듯 하다가 어느정도 수준에서 통증이 유지된다. 아마도 유스타키오관 때문에 고막이 있는대로 팽창했을 것이다. 안쪽으로든 바깥쪽으로든. 비행기에 있는 1초1초가 이렇게 긴지 모를때쯤, 비행기가 착륙해서 밖으로 나왔다. 

오오... 날씨가 맑아. 게다가 따뜻해. Tropicana!


수하물을 가지고 밖에 나와서 "파란 버스"를 기다리는데, 별의 별 버스가 다 낚시질을 한다. 거의 모든 렌트업체가 이런 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정도로 돈이 되는 사업인가... 싶더라.
이 사진을 찍고, Scott를 만났다. 잘 생기고 기타를 잘 치는 친구인것같은데, 같이 유니언 역까지 가기로 했다. 대충 한두마디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가 오더니 저만치에서 섰다가 그냥 가더라. 주변에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아무도 안 타고 기다리는 듯 하길래 우리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실수였나보다. 

저걸 놓치면 30분동안 차가 없으니, 진짜 먼지날리게 뛰었다. 

다행히도 다음 버스정류장에서 신호 덕분에 Flyaway를 탈 수 있었다. 
그리고 버스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는 부모니을 보러 갔다 오는 길이고, 차로는 9시간이나 가야 해서 1년에 세번정도만 비행기를 타고 가서 본다고 했다. 그리고 LA 다운타운의 레이커스 홈구장인 스테이플스 센터, LA 다저스 구장 위치 등 여러가지를 알려주었다. 

버스에서 내리고, 버스비를 7불 내야되는데 저쪽 멀리까지 가서 내고 다시 와서 짐을 챙겨야 한다. 돈을 내고 왔는데 영수증도 확인 안 하고 그냥 보내 주더라. 그래서 내가 "이거 속이기 너무 쉬운것 아닌가..." 하고 물었더니, 이 거리를 7불로 오는건 충분히 저렴하고 낼만한 일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놀라했다. 미국이 어떤 땅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말을 들으니 괜히 어글리 코리안이 아니구나... 이런데서 돈 빼낼 생각이나 하고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 만큼 하고, 대가를 받거나 주는 정당함의 거래라는 것에 대한 정신은 정말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유니언역에서 헤어지면서, 이름을 알려줬다. Scott라고 했는데, 사진을 왜 안찍어뒀을까,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주소는 왜 안 물어봤을까 하는 후회가 잔뜩 들었다. Scott 고마워!


지하철을 타고, 호스텔 오너와 만나기로 한 역까지 왔다. 날씨가 정말... 환경적으로만 본다면 이렇게 살기 좋은 곳이 있을까 싶다. 지금 분명 2월인데, 꼭 한국에 한 4월쯤 되는 것 같다. 햇빛이 드는곳에선 패딩을 입자니 너무 더운 듯 하다.

주인아저씨한테 연락을 할라고 가방에 손을 넣었는데, 으악!



지금까지도 타자를 치는게 힘들다...  자고나면 좀 나을래나 ;;;


여하튼 숙소에 짐을 푼 다음 간단하게 집 설명을 받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공항 직원 아저씨들이 가방을 집어던져 주셔서 가방안이 난장판이 되었다던가, 무선인터넷 모뎀 케이스가 분리되어 있었다던가 하는 건 말하지 않겠다.)

대충 본 결과, 갈 수 있을 만한 곳이 몇군데 있었는데, 동선상, 시간상으로는 UCLA와 Getty Centre정도가 있었다. 

버스정류장에서 한국인 할머니들한테 길을 물어봤더니, 자기네 손녀가 UCLA에 다닌다는 염장을 지르시면서 버스를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냥 알려주셔도 되는데 ...

가까울 줄 알았는데 거의 한시간이나 걸려서 간 UCLA, 처음엔 내렸는데 가는 길이 맞는가 싶어서 헤메다가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게 길을 두세번 물어봤는데, 죄다 모른다고 한다. 도대체, 걸어서 2~3분이면 가는데를 왜 모른다고 하는거지... 이 사람들은 자기 일 아니면 관심이 없나 ...

하여간 UCLA 버스가 다니는 쪽으로 가다 보니 드디어 도착!

그런데 여기가 정문인가...... 



하여간 들어가니, 좌우로 의대가 쫙 있다. 규모면에서, 디자인면에서 확실히 월드클래스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 순위가 10위 안이었던가...

여기저기 헤메다가 간신히 Ackerman Union에 들어갔다. 여기가 학생관 비슷한 곳인가보다. 1층엔 UCLA 관련 아이템들이 잔뜩 있었고, 2층엔 식당과 간단한 공부방 같은게 있다. 내가 외국 대학을 다니면서 느끼는 거는, 넓은 공간을 기반으로 해서 상당히 많은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서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건 아마... 좁은 학교를 다닌 나의 컴플렉스나 트라우마같은게 아닐까 한다.

그리고, 전의 UVIC 에 갔을때도 마찬가지지만, 여기도 뭔가 학생들이 이것저것 한다. 관심깊게 보진 않았지만(사실은 앞의 여학생의 숨막히는 뒤태) 뭔가가 화장실 앞에 붙어있기도 했고, 건물 밖에서도 유대인 관련 이벤트를 한다.

이 이벤트에서 신기했던 것은, 주제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공격을 하지 말아라! 라고 하는 것인데, 지나가던 이스라엘 학생(유대계?) 학생이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꺼내서 가방에 두른 것이다. 그리고는 잠시간 설전을 시작하는데, 뭐 내가 보기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잘한것 같진 않지만, 뭔가 대학에서 이런 부분의 열린 토론이 가능하다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와닿았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아마 자리를 피하지 않았을까.



UCLA 스토어에서는 곰에 관련된게 상당히 많고, UCLA Bruins 라는게 엄청 많았는데, 그 이유는 이걸 보면서 알게 되었다. 아마도 이 대학의 상징인 듯한 곰. 이름이 Bruin인가? 기억에 남아있는 월가 황소같은 기백보다는 뭔가 귀여움듯한 느낌이 드는 곰이었는데, 아마 마스코트도 그점 때문에 이렇게 된 듯 하다.



그리고 지나가는길에 본 건물. 이정도 스케일은 그냥 뒤에 대충 세워놓은 정도이다. 실제로 와서 건물 전부를 살펴보지 않으면 스케일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분위기에 압도되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Powell Library의 안에 들어가보면 그 안까지 얼마나 신경을 썼는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거 또한 한국과 많이 달랐던 점인데, 사람들이 광장에 누워서 일광욕을 하고 있더라. 항공대 센터파크에선 한번도 못 봤으니, 이것도 나에겐 센세이션. 

아쉽게도, 컴퓨터공학과는 찾지 못했다. 비슷한 것 같아서 들어간 곳이 수학과였는데, 교수진 태반이 수학과, 통계학과, 물리학과였다. 아아...... 컴공은 어디에... 결국 컴공을 못찾는 비운이 따랐지만, 시간이 너무 없다. ㅠㅠ



왠지 여기서 타면 되겠다 싶어서 버스를 탔더니 정확히 탔다. 게티 센터로 가는 길인데, 졸다가 보니 한정거장을 지나쳤다. 그런데... 이게 길이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이 길 지나가면서, 이나라 부자들은 어떻게 사는가 대충 알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사진이 없어 ......




하여튼 돌아와서 게티 센터에 내려서 보니 다섯시 반에 마친다고 한다. 도착시간이 다섯시 8분. 알아본 걸로는 올라갈때 트램이라는걸 또 타고 가야 된다고 하던데... 결국 올라가보니 5시 15분. 

올라가보니 정말 장관이었다. LA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라면 당연 여기를 꼽을 것이다. 건물 하나하나의 디자인부터, 위치에, 주변 조성까지 뭐 하나 빠지는 곳이 없었다. 이런 곳을 정류장을 놓쳐서 거의 30을 못본다는게 얼마나 아쉬운지 설명을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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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찍고 나왔는데, 왠 일본 여자... 은근 아주머니 삘인듯한 아줌마가 말을 걸어왔다. 이아줌마는 1주일간 쉬러 왔다고 하던가... 나이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은데, 영어가 완전 능숙했다. 꼭 원어민 수준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적어도 알아듣고 의사표현을 다 할 수 있었다는것이다. 물론 덕분에 대화는 잘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사진이 없네... 멍청하게 ...

자... 그럼 안녕 게티 센터. 평생 못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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